이소영대표이사 인터뷰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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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14-07-31 15:33 조회2,488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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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산 원천기술, 자부심이자 자존심이야


경북대 공대를 다니던 한 여학생이 있다. 석사를 땄을 때는 이미 결혼했었고 박사를 땄을 때는 애 둘이 딸려있었다. 그 과정을 다 이겨내고 끝끝내 박사학위를 딴 사람의 끈기와 열정이란 만만히 볼 수 없는 법. 다른 사람이라면 그 끈기를 대학 교수가 되는데 썼을지도 모르지만 그녀의 목표는 조금 다른데 있었다. 교과서에 있는 지식이 아닌 한국의 원천 기술을 개발해 새로운 트렌드를 만들어내겠다는 꿈이 그것이다. 시현 코리아의 이소영 대표의 꿈은 지금 어디까지 이루어져 있을까?

 

기술닥터 사업 통해 친환경 기능성 제품 개발해내

 

나사를 꿈꾸던 여자, 광섬유연구를 시작하다
이소영 대표의 젊은 시절은 기업인의 모습과는 조금 거리가 멀었다. 남들을 돕는 봉사에 대해 생각하고 미 항공우주국(NASA)에서 일하는 것을 꿈꾸었던 사람의 경로는 어디서부터 달라진 걸까? “나사에 취업할 수 있는 방법으로 미국에서 열리는 나사 주최 컨퍼런스에 참가하는 것이 있어요. 그런데 그 컨퍼런스를 마쳐도 나사의 핵심 직군에 들어가는 것은 불가능하더라구요. 미국에서 개발한 원천 기술이 빠져나가는 것을 방지하는 방어막 중에 하나였어요. 그 때 원천기술을 보유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그 기술을 지켜나가는 것의 의미가 무엇인지 알게 된 기분이었죠.”

그런 생각을 가진 채 2001년 처음 취업한 곳이 유리광섬유 케이블을 일본에서 수입하는 유통회사의 연구소였다. 이 케이블을 국내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호환 가능한 장치를 개발하는 것이 이 대표의 일이었다. 그리고 2년 후, 유리광섬유를 이용한 통신장비를 개발하는 회사를 차렸다. 개발 후 상용화에 성공해 전문 경영인이 투입되자 다시 새로운 창업 아이템을 생각하게 되었다. 그때 착안한 것이 플라스틱광섬유 케이블이었다.

“유리를 녹이려면 1200도까지 가열을 해야 하지만 플라스틱을 녹이는 것은 300~400도까지 가열점을 올리면 가능해요. 그만큼 자원이 적게 소모돼 친환경적이고 앞으로의 정보통신사회에 영향을 미칠 기술이라고 생각했죠. 또 해외에서도 이 기술을 다루는 기업이 거의 없어 한국의 원천기술로 삼기에도 좋다고 생각했어요.”

원천 기술 하나를 개발하는데 어마어마한 돈이 들어간다는 사실을 고려할 때 쉽게 내릴 수 있는 결정은 아니었다. 실제 시현 코리아의 운영도 각종 네트워크 장비 판매를 통해 번 돈을 RND 센터에 전력으로 투입하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RND 분야를 포기하지 않는 이유가 있다. 바로 한국이 개발해낸 원천기술이 있어야 과학기술이 발전할 수 있다는 믿음 때문이다.

“중소기업에서 개발한 원천기술이라고 하면 아무래도 못미덥게 생각하는 경우가 있는 것 같아요. 중소기업이 기술력 하나로 뛰어들 수 있는 시장에도 장벽이 많은데다가 신기술이 인정받기도 어렵거든요.” 각종 과학기술 보호를 위해 신기술 인증제도도 운영하는 상황에 왜 이런 일이 벌어지는 것일까. 이 대표는 그 이유를 신기술을 헌기술로 만드는 인증 기간이라고 답했다. 신기술 인증 신청을 하면 보통 6개월에서 1년이 걸리는데 정보기술분야의 특성상 그 시간이 지나고 나면 이미 헌 기술이 되어있기 마련이라는 것이다. 그런데도 신기술 개발에 계속 회사의 역량을 투입하는 이유는 그간 연구에 쏟았던 노력에 대한 자존심 문제이기도 하다.

“일단 시작했으면 성공을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이 분야에서 운영하는 기업체는 시현코리아밖에 없는데 물러나는 것은 회사의 자존심과도 연결이 되죠. 또 이 분야에서 10년, 20년 연구를 한 사람마저 돈이 안 된다고 기술연구를 포기하면 어떻게 한국의 과학기술이 발달하겠어요.”
기업 활동은 혼자 가는 것이 아닌 함께 가는것
이 대표가 기업활동을 하면서 꾸준히 실천했다고 자부하는 것은 홀로 전진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과 함께 손을 잡고 걸어왔다는 것이다. 시현코리아가 연구개발에만 집중할 수 있는 이유도 생산과 마케팅을 경쟁력 있는 외부 업체에 맡기며 신뢰를 쌓아왔던 경력에 있다. 한편 미래 과학기술을 책임질 수 있는 인력을 키우는 데도 열심이다. 모교인 경북대에서 나가며 그녀만의 방식으로 새로운 인재를 키워내는 것이다.

“교과서에 있는 것을 그대로 가르치는건 쉬워요. 하지만 이미 남들이 다 개발한 기술을 가르쳐봐야 뭘하겠어요? 중요한 것은 그 너머에 있는 미래의 트렌드를 포착하고 미래를 구현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는 역량을 키우는 데 있어요. 처음에는 학생들도 낯설어하지만 한 학기가 지나고 나면 개별 조마다 프로젝트의 결과물을 들고 와요. 유사기술의 유무 분석은 기본이구요. 그렇게 스스로 개척하는 방법을 배운 학생들이 곧 우리의 미래가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함께 걸어가는 길을 만든다고 해서 아무하고나 손을 잡고 간다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이제까지 함께 해온 사람들에게 신뢰를 쌓았던 만큼 새로운 손을 내밀 때도 그에 걸맞는 신뢰가 필요하다고 이 대표는 생각한다. 오래도록 알았던 사람이라도 섣불리 사업을 함께 하지 않는 이유다.

“현재 시현 코리아에서 함께 일하는 사람이 모두 7명이에요. 모두 회사 초기부터 함께 일했던 사람들이죠. 이 사람들의 자녀들이 들어오고 싶어하는 회사, 협력업체의 직원들 1000명과 함께 미래를 설게할 수 있는 회사로 키우는 것이 제 목표예요. 유통 뿐만이 아니라 원천기술이 주목받는 시대가 곧 올 것이라고, 그 때는 제 목표를 이룰 수 있을거라 자신합니다.”

 

◎글: 김희정 기자 /
 

 기사 발행 : 157호 (2014년1월)